미나리꽝

골뫼사니 2025. 12. 19. 20:04

미나리꽝

여름밤이면 미나리꽝 위 한뎃샘에서는
목간하던 여인네들 깔깔거리는 소리들로
어둠이 기어들어갔다

달이 뜨는 밤에는 여인네들 어깨 아래로
작은 폭포들 흰빛 광목천을 내렸다

부잡한 아이들은 겨울 내내
꽁꽁 언 미나리꽝에서
숙제 같은 것 생각도 못하고
뛰고 구르고 썰매를 타기도 끌기도 하면서 넘어지기도 했다

봄이 되길 기다려 미나리 꽝에서는
피가 부족한 거머리들이

봄 미나리 맛 아는 사람들
발목에서 피를 빨며 몸집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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