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함께 16

장백일 교수

김우종 교수의 장백일교수에 대한 추억 평론가 장백일 선생의 뒷모습 김우종 반세기 넘도록 이 땅에서 많은 독자들과 제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 온 한국문단의 큰 나무가 많은 업적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젊은 시절에 나는 장교수의 뒷모습을 보며 프랑스의 명배우 장 개방을 연상했었다. 얼굴과 걸음 걸이도 그렇고 당찬 말솜씨가 흔히 말하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래서 프랑스 영화 속의 레지스땅스가 연상되기도 하고 이태리로 망명하여 숨어 지내다가 형사에게 끌려 가던 쓸쓸한 모습의 장 개방을 연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베레모는 사라지고 검은 머리가 백발로 변한 뒷 모습이 여전히 멋이 있었다. 나이 탓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등단한 1958년은 참으로 가혹한 시기였다. 전쟁 직후여서 ..

데미안 중 에바부인인 싱클레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범우사 세계문학전집 데미안 중에서 그러고는 별을 사랑하게 된 젊은이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바닷가에 서서 손을 뻗치고 별을 예배했다. 그는 별의 꿈을 꾸고 자기의 생각을 그것에 쏟았다. 그렇지만 사람이 별을 끌어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나 또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이루어질 희망도 없는데 별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자기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서, 체념과 자기를 온화하게 해주고 정화시켜줄 무언의 충실한 고민을 읊은 와벽한 생명의 시 한 편을 썼다. 그러나 그의 꿈은 모두 별에까지 올라갔었다. 어느 날 밤, 그는 다시 바닷가 높은 절벽 위에서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불타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리움이 절정에 달한 순간 그는 펄쩍 뛰어 별을 향해서 허공으로 날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