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종 교수의 장백일교수에 대한 추억 평론가 장백일 선생의 뒷모습 김우종 반세기 넘도록 이 땅에서 많은 독자들과 제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 온 한국문단의 큰 나무가 많은 업적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젊은 시절에 나는 장교수의 뒷모습을 보며 프랑스의 명배우 장 개방을 연상했었다. 얼굴과 걸음 걸이도 그렇고 당찬 말솜씨가 흔히 말하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래서 프랑스 영화 속의 레지스땅스가 연상되기도 하고 이태리로 망명하여 숨어 지내다가 형사에게 끌려 가던 쓸쓸한 모습의 장 개방을 연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베레모는 사라지고 검은 머리가 백발로 변한 뒷 모습이 여전히 멋이 있었다. 나이 탓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등단한 1958년은 참으로 가혹한 시기였다. 전쟁 직후여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