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증식 곽재구 김경후 성다영 신미나 유병록 윤재철 이근화 이기성 이도윤 조온윤 조용미 고증식 59년생 그만 분필을 놓을 때 시험이 끝났다 어떤 녀석들은 세 문제나 틀렸다 엉엉 부둥켜안고 어떤 녀석들은 세 문제나 맞혔다 방방 떠다닌다 그 사이에 엉거주춤 내가 서 있다 이쪽도 저쪽도 분명치 않게 오랜 새월 그 틈을 벌리는 일에 덩참해온 건 아닌가 반뼘 분필의 무게가 하.. 시/창비에 나온 시 2020.04.19
김해자 시인의 시 퍼음 김해자 시인 시 모음 축제/김해자 물길 뚫고 전진하는 어린 정어리 떼를 보았는가 고만고만한 것들이 어떻게 말도 없이 서로 알아서 제각각 한 자리를 잡아 어떤 놈은 머리가 되고 어떤 놈은 허리가 되고 꼬리도 되면서 한몸 이루어 물길 헤쳐 나아가는 늠름한 정어리 떼를 보았는가 난바.. 시/창비에 나온 시 2020.04.09
대못-한재범(창비신인문학상 수상, 2019년) 대못 하굣길에는 갈대밭에 들러 혼자 울었지 아이들은 끈질기게 따라와 시체 장사하는 애비 자식이라고 놀렸다 나도 한명쯤은 자신이 있어서 주머니 속 대못을 움켜쥐었지 교복바지 속에서 그것은 점차 커지는 것 같았다 그해 여름은 홍수가 잦아서 매일 밤 아이 하나 정도는 쉽게 떠내.. 시/창비에 나온 시 2019.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