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너를 위한답시고 전화에 대고, 아니 면전에서 하는 말이 위로의 표정이 내 얼굴에 면을 넓히려는 일이 아니었기를 네게 전화가 왔거니 전화를 걸거니 하였을 적에 네 슬픈 날들을 위로하려는 순간에. 아니 왜 하필 그 참에 나는 왜 깊이 숨어 있던 내 얘기를 하려는가? 너의 아픈 얘기인데. 너의 가슴 얘기인데. 종내는 내 마음을 얘기하고 있는가. 왜 나는 나의 면을 세우려는가? 나중에 너를 만나 나 이렇게 너를 생각했다고. 그런 말을 하고 그런 표정을 지으려는가? 위로는 꽃이 피는 봄날밖에 없다는 것인가? 참다운 위로란 침묵 속에서만 있다는 것인가? 나는 갈구한다. 참다운 위로를. 나는 소망한다, 너의 가슴에서 사월의 연두가 피어나기를, 참으로 너의 가슴에 11월의 은행잎이라도 얹히기를, 너의 마음 초가 지붕 위로 하얗게 눈이 덮이기를. 나는 희망한다, 나의 두꺼운 면에 세운 면이 헐리길, 너의 밭에 스며드는 물이기를, 너의 삶의 길에 이정표이길, 그 길에서 만나는 참다운 길동무이기를. 위로란 겨울의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라는 것을 내가 알 때까지는 위로가 아니라는 것을 뼈에 새기는 일이 위로라는 것을 알 때까지는 슬픔이어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