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봉선동 혹은 방림동

골뫼사니 2017. 4. 27. 16:34

학교는 울데미를 지나 길 양 쪽에 대나무 밭을 관통하여 갈 수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는 길 양편 대나무에 눈이 덮여 터널을 만들곤 했다. 이 길을 지나면 가파른 고개가 있다. 고개를 넘으면 오른쪽으로 한 20도 정도 부드럽게 굽어진 고갯마루길이 나 있다. 가파른 고개 오른쪽은 잔디 심어진 언덕이었다. 이 언덕에서 우리는 나이먹기, 진또리(일본식 이름) 놀이를 하였다.  고갯마루길을 한 300여미터 지나가다보면 왼쪽으로 가난하게 느껴지는 집 두어 채가 있었다. 이 집 대문 옆이 바로 길이었다. 집 반대 편에는 이 집들에서 사용하는 허름한 창고들이 있다. 그리고 가파르게 내리막길이 한 100여미터 길이로 이었다. 오른쪽에는 앵당실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형 친구는 자살했다. 내 친구는 토목과를 나와 한동안 돈을 많이 벌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6살 더 나이 먹은 형은 태권도를 잘했다. 우리 동네 누군가가 맞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내리막이 끝나는 곳에서 아주 작은 길이 울릉촌, 조봉, 불로동으로 가는 길이었다. 삼거리 작은 길을 바로 지나면 새로 지은 집이 한 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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