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에 대하여-소설가가 쓴 글인데 재밌어서 옮겨본다.
(나)의 상태- 외롭다, 슬프다, 괴롭다. 아프다, 기쁘다. 홀가본하다, 어둡다. 우울하다, 이 모든 것이 아니라 답답하다. 심심하다가 아니라 약간 미치겠다.
수요일 1교시 수업만 있다. 책을 읽으려 마음 먹었던 시간이다. 외출하여 작년까지 3년간 근무했던 학교에 가 그 샘들과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지나온 것에 매달리는 것-그곳에 남아 있는 이의 시선에는 좀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평소의 생각-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떠올라 가지 않앗다. 담배도 피지 않앗다. 책도 읽지 않았다. 다만 학급의 아주 소소한 일들을 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우울한 것이다.
이제 옮겨적는다.
경애는 잘 웃지 않는 편이었지만 상수와 단 이틀을 일하는 동안 어이가 없어서 웃게 되었다. 정말 웃겨서 웃는 것이 아니라 황당함과 의아함이 뒤섞여서 상대에게 무언가를 전달해야 하는데 그리 가까운 사이는 아니라서 일일이 설며할 수는 없고 그래, 아예 말을 하지 말자고 판단했을 때 이미 내부에 차오른 에너지가 갈 곳이 없어서 일ㄷ간 밀려왔으니 어떠한 방식으로든 터지고 마는 것, 그것이 경애의 웃음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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