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골뫼사니 2019. 4. 6. 03:28



가위질로 내 머리를 다듬으실 때

나는 산 깊이 구상나무가 된다


눈이 내리고 바람이 찬데

묵상에 잠긴 구상 나무


마른 귀밑머리에 비누질도 없이

진드기처럼 삶에 붙어 사는 고락도 스스슥


손가락은  



바리깡과 가위와 면도칼은

얼마나 많은 이 아픔을 다듬으셨을까


가위질 소리 사각사각 음악처럼 울리고

이윽고 나는 고개가 기울어지고

마침내 목을 맡기고 스르르 잠들곤 했는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자신의 삶을 다시 성찰하게 되는 이발에 대해서 좀더 폭 넓은 사유가 필요하다.


내 영혼이 잠시 육체를 떠나 있을 적에

새로운 나를 희망처럼 세우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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