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말이 환기하는 시절
말은 생각을 담고 있다지
내 말에는 내 생각이 담겨 있겠지
정년 앞둔 옛날의 교수처럼
교수가 수업 시간에 들고 온
들고 들어 와 틀어놓은 레코드판
오래된 교수의 노트처럼
내 말에는 오래된 진보가 담겨 있겠지
말들이 앞 다퉈 초원에서 정원으로
정원에서 베란다로 뛰어가고 있는데도
내 말들은 베란다에서
뒤란으로 뒤란에서 순환되던 똥으로
똥이 거름이, 흙이, 에너지가
배추로 쌀로 음식으로 입으로
피로 살로 다시 소변으로
내 말들은 다람쥐처럼 바퀴를 굴리고 있지
아마
소작인이 재벌?
소작인에서 자작농으로 차를 바꿔 타지
못한 내 말은 아직도
그럴까,
배짱도 근성도 없이
말들을 타고 말로 세상을 담겠다
허세로 마음을 채웠던
라면에 막걸리로 배를 채웠던
그 젊은 날
어리석었지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