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

골뫼사니 2018. 4. 10. 16:35

보자기


나를 싸서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들고 계셨다

많고 많은 비닐루에 밀렸다

보자기는 비닐에 담겨져 있다

기저귀에 갇혀 계신다

어머니, 벚꽃이 만발했어요

여기도 피었다. 유리창 밖 야산에 벚꽃

말씀이다.

신이 이제 폐품을 거둬가실 때가 되었다

병원에 기저귀 차고 누워

며칠간은 설사를 하시고

또 며칠간은 변비로 고생하신다

나무 젓가락 같은 것으로 굳은 변을

꺼낼 때

어머니 나를 낳아주신 곳도

어쩔 수 없이 보이시겠지

침대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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