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혹은 당신 그리고 우리-임일택 선생님
우리 앞에 서 바람을 막아주었고
뜨거운 볕을 가려주었고
그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들의 고집스런 열정도
외로운 길이었다 하더라도
기어이 이 길을
사과즙 맛인 양
푸른 피의 손 흔들어
우리의 삶은
자유스러웠고 평등했습니다.
우리의 삶이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아서
행복했습니다.
당신은 이(利)를 구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의(義)의 산정을 향해 오를 뿐.
이제 묻노니, 그 산길의 끝이 어디뇨
하여 우리 답 없이 웃는 일 남아 있습니다
손바닥과 손등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와 등진 저 세상을 어찌 만날 것인지
한 치 앞 내다볼 수 없는 그 굴에서
우리는 한 번도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절망 가운데 살면서도
희망을 살았으니
당신, 나, 우리
더불어 온 몸으로 타는,
그리하여 무등 넘어 오는
동녘의 아침노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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