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나 공항
카자흐스탄 수도에 있는 국제 공항이다
낯선 곳이었다
눈들이 쌓였다. 비의 눈물은 이곳에서 눈이다
추위 속에 삭이지 못하고 쌓여 있는 눈이다
나는 공항 안에서 밖을 보다가
비의 눈물이 쌓인 추위 속에 얼고 싶었다
날개 삭은 어머니 생각을 했다
나는 날개를 많이 달아 자유롭게 떠다니나
어머니는 이제 갇혀 계신다
나는 상트페테르부르그 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스타나 공항
비의 눈물이 고여 얼어 있었다.
눈이 쌓였고 바람에 날렸다
바람에 날리고 남은 눈들이 땅에 붙어
아스타나 공항을 지켰다.
아스타나 공항은 이렇게
내 머리에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땅에 엎드려 있던 눈들이
바람에 밀려나지 않고 견디고 있던
아스타나 공항과 그 활주로를
건물 안에서 유리창 밖 추위 속에 서 있고 싶었다.
날개가 삭은 어머니가 생각 났다.
나는 활기찬 날개로 여기까지 날아왔지만
어머니는 떠날 수 없는 몸에 갇혀 계신다.
그리고 어느 시간을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
내가 망각하기 위해 고통해야 할
운명이 서로 갈라지는 시간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중간 기착지
아스타나 공항
어머니가 뱃속에서 나를 키웠다가
세상에 내보내 서로 눈으로 마음으로 잠시 만났다
헤어져야 할 운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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