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손
비누와 물로 때를 씻는다면
나는 내 살로 그대를 닦아주겠다.
욕실에 수건이 걸려 있다.
주인이 오길 기다려
한 때는 큰 풀잎이었을 것이다
미래는 물 휴지로 변해갈 것이다.
닦는다는 본질은
한 때는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정표였다.
한 때는 최루탄을 막는 방패였다.
오욕을 닦는
빨아서 다시 순결해지는
그래 나도 빨아서 다시 쓰고 싶어지는 것이다.
더럽던 욕망과 거짓된 언사와 배반한 혁명을 다시 빨아서 쓸수만 있다면
수건처럼
수건처럼 다른 이의 슬픔을 닦아줄수만 있다면
수건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것이다.
노동을 닦아내던 날
친구였고
외로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