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나무
목련꽃은 봄날 하늘에 핀다.
하늘과 지상을 잇는다. 봄볕에 활들짝 놀란 흰 피부의 백인 미녀같다.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이 하늘가에 빚어낸 봄의 환희다
영혼은 그림자가 없듯이 목련은 그림자 없이 하늘가를
선한 걸음으로 한발 두발 이윽고 순수한 흰 색으로 하늘에
구름을 만들어간다
황사 지나간 하늘, 꽃샘추위 지나간 별의 잠자리 하늘에
목련은 슬픈 사람의 그늘을 지우며 피어 있다.
그는 스스로를 내면까지를 다 보여주나, 나와다르게
먼 머언 날에 그와 나는 동류의 생이었겠지
목련은 꽃 지고 난 뒤
여름이 시작되는 날 흰 꽃들이 속절없이 지고 난 뒤
여름의 소낙비가 그리울 즈음
몰견은 새잎을 낸다. 연노란 잎새들이 빚어내는 산뜻함이 아침을 아침답게 한다.
목련은 꽃 피는 봄날 보다
꽃 지고 잎 피는 초여름이 내 마음은 더 견딜 수 없다
여름 가지 않는 무더위 속에 ‘
가을을 기다리면서
목련 나무를 본다.
삘간 열매가 원송이 그것처럼 귀엽다.
가을이 오는 가슴 언저리로 목련은 아직 나뭇잎을 파랗게
드리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