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나무

골뫼사니 2016. 12. 19. 17:16

목련나무

 

목련꽃은 봄날 하늘에 핀다.

하늘과 지상을 잇는다. 봄볕에 활들짝 놀란 흰 피부의 백인 미녀같다.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이 하늘가에 빚어낸 봄의 환희다

영혼은 그림자가 없듯이 목련은 그림자 없이 하늘가를

선한 걸음으로 한발 두발 이윽고 순수한 흰 색으로 하늘에

구름을 만들어간다

황사 지나간 하늘, 꽃샘추위 지나간 별의 잠자리 하늘에

목련은 슬픈 사람의 그늘을 지우며 피어 있다.

그는 스스로를 내면까지를 다 보여주나, 나와다르게

먼 머언 날에 그와 나는 동류의 생이었겠지

 

 

목련은 꽃 지고 난 뒤

여름이 시작되는 날 흰 꽃들이 속절없이 지고 난 뒤

여름의 소낙비가 그리울 즈음

몰견은 새잎을 낸다. 연노란 잎새들이 빚어내는 산뜻함이 아침을 아침답게 한다.

목련은 꽃 피는 봄날 보다

꽃 지고 잎 피는 초여름이 내 마음은 더 견딜 수 없다

 

여름 가지 않는 무더위 속에

가을을 기다리면서

목련 나무를 본다.

삘간 열매가 원송이 그것처럼 귀엽다.

 

가을이 오는 가슴 언저리로 목련은 아직 나뭇잎을 파랗게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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