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대하여

골뫼사니 2016. 12. 19. 16:38

나에게 세월호 참사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통곡하며

 

바람 끝에 촛불인양
맹골 파도에 어린 생명들 이리저리 떠밀릴 때

 

푸우우 하고 가쁜 숨 몰아쉬며

물 속에서 떠오를 아이들 기다리던,

우리들의 간절함이 눈물이 될 때

종내는 부표만이 죽음의 묘비석처럼
무심한 파도에 한가롭게
갈매기의 거처가 되었습니다.

 

흰 옷 입은 사람들

팽목 항으로 향하고, 미처 못 간 사람들

한숨과 한탄과 고통과 분노와 (           )

눈물은 하늘에 바다에 아이들에게 죄스러웠습니다.


누군가는 생명의 부르짖음에 빌라도처럼 손을 씻고

그 누군가는 죄없는 .........우리는 소금물 같은 눈물 흘렸다
책임을 돌리는 맷돌에 쥐는 힘은
당선자들의 목소리만큼 굳어갔지만

우리는 무거운 바윗덩이 가슴에 얹히고 있었다.

 

손 씻은 물들이 전파를 타고

맹골수도를 탁하게 우리들의 시야를 흐리고

죽음이 중계되던 문명의 아침에
세상의 속된 아집, 몇 줌 안 된 선하지 못한 철가면들
슬픔의 나팔을 불어대며
제 허물을 덮느라 야단법석이었다

그날 봄꽃들도 숨 쉬지 못하고 조용히 지던 그러한 때

나는 울 수도
언어로 내 느낌 세상 밖으로 내보낼 수도
아이들을 떠올릴 수도 없었다
팽목 항도
망골수도도
경기도 안산도
다 내게는 망월동 생 매장지였다

그로부터 34

새벽 한시 반 YWCA를 빠져 나오던 그 뼈 시린

생각하면 치가 떨리던 그
부끄러움으로부터 서른 네 해
세상의 참됨을 향하여 뻑뻑 우기던 옳은 손으로
힘차게 하늘 향해 주먹질 해대던 이 부끄러운

 

오른 손을 으깨어 왼손에 쥐어주기 전까지
그리도 인간이 아님을 고백할 수밖에
나는 더 이상 눈을 뜰 수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아서는 안 되는,
나는 인간이 아니었음을.

 

 

 

 

세월호 1주기 참사를 통곡하며

 

바람 속에 촛불인양
고래 등지느러미 맹골 파도에
이리저리 떠밀릴 때
그 희망마저 검은 땅 속

망월동 생매장지로 묻혀갈 때

 

푸우우 하고 가쁜 숨 몰아쉬며

물 속에서 떠오를 아이들 기다리던 때

종내는 부표만이 죽음의 묘비석처럼
무심한 파도에 한가롭게
갈매기의 거처가 되었을 때

 

흰 옷 입은 사람들

팽목항으로 향하고, 미처 못 간 사람들

한숨과 한탄과 고통과 분노와 죄스럼에

소금물 같은 눈물 떨굴 때


누군가는 빌라도처럼 손을 씻고

우리는 소금물 같은 눈물 흘렸다
책임을 돌리는 맷돌에 쥐는 힘은
당선자들의 목소리만큼 굳어갔지만

우리는 무거운 바윗덩이 가슴에 얹혀지고 있었다.

 

손 씻은 물들이 전파를 타고

맹골수로를 탁하게 우리들의 시야를 흐리고

죽음이 중계되던 문명의 아침에
세상의 속된 아집, 몇 줌 안된 선하지 못한 철가면들
슬픙의 나팔을 불어대며
제 허물을 덥느라 야단법석이었다

그날 봄꽃들도 숨쉬지 못하고 조용히 지던 그러한 때

나는 울 수도
언어로 내 느낌 세상 밖으로 내보낼 수도
아이들을 떠올릴 수도 없었다
팽목항도
망골수도도
경기도 안산도
다 내게는 망월동 생 매장지였다

그로부터 34

새벽 한시 반 YWCA를 빠져 나오던 그 뼈시린

생각하면 치가 떨리던 그
부끄러움으로부터 서른 네 해
세상의 참됨을 향하여 뻑뻑 우기던 옳은 손으로
힘차게 하늘 향해 주먹질 해대던 이 부끄러운

오른 손을 으깨어 외손에 쥐어주기 전까지
그리도 인간이 아님을 고백할 수밖에
나는 더 이상 눈을 뜰 수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아서는 안되는,
나는 인간이 아니었음을


내 손에 묻어 굳은 살로 살아가는 귀신을 쫓고

내 대갈통에 든 우물 안의 허울을 벗고


마음이 가난한 이들과 나를 버리고 가는

연대의 참된 전선으로
가야겠다,

우주에서 가장 작은 두 개의 손가락을 들고.



2015421

장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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