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맞은 벌과 문신

골뫼사니 2026. 4. 25. 17:50

걸맞은 벌과 문신

나에게
옛 행위에 걸맞은
벼락과 천둥의 불을 다오

굳이 누가
너는 죄인이다 말하지
않는다 하여도

꾸역꾸역
기어들어오는 구더기의 행렬처럼
내 마음 속으로 다가오는
도망쳤던 그림자

오늘도 나는
힘들게 저 언덕을 오르고 있다
십자가 없이
편안한 부르조아의 고깃덩이로

벼락에 머리통 부서져
골이 흘러내리고
번갯불로 내 이마를 지져

나는 죄인이오
나는 천벌받아야 할
인간이오

초승달이 슬그머니
푸른 낫을 들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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