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비가 많이 왔다기에
섬진강에 가 보았지
강물이 남실남실 넘쳐나는 꿈을 꾸었지만
강물은 둑의 잠방이만 절벅절벅 할 뿐
비가 많이 왔다기에
섬진강에 가 보았지
절로 가서 돌아오지 못한 어떤 놈
노래라도 들을 수 있으려니 하고서
비가 많이 왔다기에
섬진강에 가 보았지
이곳저곳 떠돌다가 그곳에 있을까 하여
그림자라도 볼 수 있을까 하여
비가 많이 왔다기에
섬진강에 가 보았지
홀로 가면 만날 수 있으려니
간절한 마음 품고 가면 만날 수 있으려니
이 세상에 없다는 나 만질 수 있으려니
없는 너 만질 수 있으려니
간밤에 폭우가 내렸다기에
섬진강 돌다리 근처에 가 보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