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은 양심을 일깨우는 죽비 소리/좋은 생각 나누기

참된 벗-이덕무의 '교제에 대하여'에서

골뫼사니 2018. 8. 23. 12:32

 안정하게 있는 사람을 삼가 요동시키지 말라

벼슬로 서로 유혹하는 사람은 벗이 아니요. 권세와 이익으로 서로 의지하는 사람은 벗이 아니다. 장기. 바둑이나 놓고 술이나 마시고 해학하며 떠들썩하게 웃는 사람은 벗이 아니요.(장주섭을 가리키는 말이네!) 시문, 서화. 기예로 서로 잘한다고 허여하는 사람도 벗이 아니다.

겸손하고 공손하며 아담하고 조심하며 진실하고 꾸밈이 없으며, 명절을 서로 부지하고 과실을 서로 경계하며, 담박하여 바라는 바가 없고, 죽음에 임하여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 참된 벗이다.


명나라 申涵光은 이렇게 말했다.

나이가 많으면서도 덕이 없고, 지극히 가난하면서도 아끼지 않는 이 두 종류의 사람은 더불어 사귈 수 없다.(엥, 장주섭이네!)


어른에게 과실이 있거든, 어른이 노여워할 때 간해서는 안된다.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과실만 더해지기 때문이다. 노기가 가라앉아 마음이 화평할 때를 기다려서 조용히 말하는 것이 좋다.


남의 才藝를 칭찬할 때 반드시 천하에 제일이니, 예부터 지금까지 둘도 없느니 하며 극도로 칭찬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유식한 자에게 비웃음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일부러 남에게 아첨하는 짓이 아니겠는갸? 반면 이런 칭찬 듣기를 갈망하다가 이미 듣고 나서는 단연코 자부하는 자는 반드시 어두운 사람일 것이다.


지나친 칭찬은 아첨에 가깝고, 지나친 비방은 헐뜯엄에 가깝다. 칭찬할 때 칭찬하지 않으면 인색하고 비방할 때 비방하지 않으면 나약하다. 그러므로 먼저 식견을 확립해야 이같은 네가지 허물이 없을 것이다.


사리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가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권하지 말라.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는 손에 책을 쥐고 말없이 외따로 앉아 있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오만에 가깝기 때문이다. 남이 혹시 그럴 때에는 "그대는 왜 말을 않는가? 책을 꼭 보아야 하는가?"하면서 그 사람의 책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그것은 거친 행동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랫 사람을 대할 때


너무 엄하면 사나운 자식은 떠나가게 되고, 너무 사랑하면 교활한 자식은 방자하게 되니, 남의 어버이 된 도리는 엄함과 사랑의 중간을 취해야 한다.


자제에게 소학을 가르치지 않고서 그 실책을 나무라며 그들의 경솔하고 험악함을 걱정만 하는 것은 맹자가 말한 罔民이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일을 번거롭게 않게 하는 데는 무엇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가를 묻기에 나는, "분함을 참고, 욕심을 막고, 음식을 절제하고, 말을 삼갈 것이니, 이 네 가지는 천만 가지의 분분한 일들을 덜 수 있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