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
단풍나무는 가을에 꽃입니다그려
붉어서
사양 빛과 더불어 환하더군요
누리끼리 달렸다 눈길 한 번 못받고
떨어졌지만
봄날 하늘 가에 피어
누군가 슬픔 하이얗게 어루만졌지오
단아하여 슬픔 가라앉힌 갈매 빛 잎파리로
그늘도 만들었지오
단아하여 눈길 붙잡더랬지
눈부시지 않아도 눈길 끄는 것 있으니
잎 다 비운 후
가지 끝에 솜털로 덮어 보호하는
꽃눈
겨울로 접어드는 교정에
사랑스레 꽃눈들 책장 넘기는 소리
고요한 가을을 일깨우는구나
봄엔 누가 뭐라 하여도
하늘에 백목련 세상이었지
잎지고 바로 가을부터
꽃은 생명을 준비하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