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石)

골뫼사니 2017. 6. 2. 16:27

돌(石)

 

돌은 인간에게 몸을 부딛쳐

불을 만들어주었다

 

산 짐승의 핏 속에 스미었고

에너지를 잘라주었다

 

불을 뿜는 쇳덩이에 맞서고

코와 눈의 마비에도 돌들은 날았다

 

피가 묻어 죽은 이와 함께

돌은 아스팔트에 널려 있기도 했었다

 

돌들은 갈아지고 찍혀 다시 보도블록이 되었고

언젠가부터 촛불이 지상의 어둠에 맞섰다

 

하나가 열이 되고 천만이 되는 촛불

돌 위에 촛불이 촛농을 흘린다

 

촛불의 침묵은 

열 가지의 새로움을 창조한다.

 

돌이 굳이 날아가지 않아도

촛불은 노래하고 희망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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