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擊蒙要訣]-10 「革舊習章第二 」-3
<격몽요결擊蒙要訣>은 1577년(선조 10) 율곡 이이李珥가 청소년들의 학습을 위하여
독서궁리讀書窮理(책을 읽고 이치를 궁구하는 일),
입신칙궁立身飭躬(스스로 조심하여 행실行實을 바르게 가짐),
봉친접물奉親接物(어버이를 받들어 모시고 사물에 접하는 일) 등에 관한 내용으로 편찬한 책이다.
=혁구습장革舊習章 第二
人雖有志於學이나 而不能勇往直前하여 以有所成就者는 舊習이 有以沮敗之也라 舊習之目을 條列如左하노니 若非勵志痛絶이면 則終無爲學之地矣리라
사람이 비록 학문에 뜻을 두었다 하더라도 용감하게 곧바로 전진하여 학문을 성취하지 못하는 까닭은 구습이 학문하겠다는 결심을 가로막고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구습에 해당하는 항목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였으니, 뜻을 더욱 굳게 세워 뼈아프게 끊어 버리지 않는다면 끝내 학문을 할 터전이 마련되지 않을 것이다.
其一은, 惰其心志하고 放其儀形하여 只思暇逸하여 深厭拘束이요
其二는, 常思動作하여 不能守靜하고 紛紜出入하여 打話度日이요
其三은, 喜同惡(오)異하여 汨於流俗하여 稍欲修飭이나 恐乖於衆이요
其四는, 好以文辭로 取譽於時하여 剽竊經傳하여 以飾浮藻요
其五는, 工於筆札하고 業於琴酒하여 優游卒歲하여 自謂淸致요
其六은, 好聚閒人하여 圍棋局戲하여 飽食終日하여 只資爭競이요
其七은, 歆羨富貴하고 厭薄貧賤하여 惡衣惡食을 深以爲恥요
其八은, 嗜慾無節하여 不能斷制하여 貨利聲色을 其味如蔗니라
習之害心者 大槪如斯 其餘 難以悉擧
첫째는, 자신의 심지心志를 게을리 하고 몸가짐을 함부로 해서, 단지 한가하고 편안하기만을 생각하여 구속당하기를 매우 싫어하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동작할 것을 생각하여 고요함을 지키지 못하고, 어지럽게 드나들면서 말만 하면서 세월만 보내는 것이요.
셋째는, 여러 사람들과 의견이 같은 것을 좋아하고 다른 것을 싫어하여 세속에 빠져 조금 행실을 닦고 삼가려 하나 남들과 괴리될까 두려워하는 것이요.
넷째는, 문장으로 당시 세상에서 이름나기를 좋아하여, 경전의 내용을 표절해서 부조浮藻(쓸데없이 화려하기만한 문장)를 꾸미는 것이요.
다섯째, 글씨와 편지 쓰기에 힘을 쏟고, 거문고를 타고 술 마시는 것을 일삼아 한가히 놀면서 세월을 보내며 스스로는 고상한 운치라고 여기는 것이다.
여섯째, 한가하게 무위도식하는 사람들을 모아 바둑이나 장기를 두며 배부르게 먹고 하루를 보내며 남과 다투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일곱째, 부귀(富貴)를 부러워하고, 가난하고 천한 것을 싫어하여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몹시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다.
여덟째, 즐기고 좋아하는 욕심이 절제함이 없어 끊고 억제하지 못해서 돈과 음악과 여색에 빠져 사탕처럼 달게 여기는 것이다.
구습이 마음을 해치는 것이 이와 같으니, 그 나머지는 이루 다 들기가 어렵다.
나의 생각: 나이 예순일곱에 이르러 이 글을 보고 뉘우침이 크다. 습이란 오늘날로 말하면 루틴이니, 습관이 인간의 성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실인 것이다. 생각도 습으로 형성되고, 몸도 습으로 형성되는 것이니, 모름지기 이 여덟가지를 마음에 새겨 지킨다면 젊은이고 늙은이고 성취하는 바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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