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아래서

골뫼사니 2019. 11. 20. 09:56

무등산 아래서


인간의 도시 눈물의 도시

고을을 깨우면 먼저 말바우 시장이 일어나고

도시의 알람

눈물로 영산강 시원이 범람할 때

남북으로 뻗은 두 팔로 이 도시를 안았지

밤을 새워 이 도시를 위무하고 추위를 막아 주었지

새벽을 알리려 태양을 모셔

이 도시에 희망의 파노라마를 펼치기도 하고

그대 눈물과 고통의 죽지 않는 증인

그대는 인간임이 나와 같다

바윗돌 꼿꼿하게 세워

가난한 사람들의 의리를 지키듯 서있는 곳

무등 아래서

나는 멀리 도망갔다가도 다시 돌아온다.


비스듬히 멀리 북서를 향해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기는 저녁

노을에 비치는 영산강을 게슴츠레

바라보기도 하고

사랑이여 멀리로 갈 필요가 어디 또 있던가

저 산 아래 깃든 삶에 어디 더하고 빼고 할 것이 또 있던가


다 보고 듣도 느끼고 있다

다 물어보라 억년을 함께

그분은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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