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아래서
인간의 도시 눈물의 도시
고을을 깨우면 먼저 말바우 시장이 일어나고
도시의 알람
눈물로 영산강 시원이 범람할 때
남북으로 뻗은 두 팔로 이 도시를 안았지
밤을 새워 이 도시를 위무하고 추위를 막아 주었지
새벽을 알리려 태양을 모셔
이 도시에 희망의 파노라마를 펼치기도 하고
그대 눈물과 고통의 죽지 않는 증인
그대는 인간임이 나와 같다
바윗돌 꼿꼿하게 세워
가난한 사람들의 의리를 지키듯 서있는 곳
무등 아래서
나는 멀리 도망갔다가도 다시 돌아온다.
비스듬히 멀리 북서를 향해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기는 저녁
노을에 비치는 영산강을 게슴츠레
바라보기도 하고
사랑이여 멀리로 갈 필요가 어디 또 있던가
저 산 아래 깃든 삶에 어디 더하고 빼고 할 것이 또 있던가
다 보고 듣도 느끼고 있다
다 물어보라 억년을 함께
그분은 다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