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골뫼사니 2018. 8. 21. 21:45

흡연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밤이 오고  밤이 간다

일어나고 숨쉬고 일하고 잠을 잔다

한 인간에게는 이런 일처럼 자연스럽다

폐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

검은 구름이 습기를 끌어당겨

코올타르처럼 폐에 붙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인간에게는 그 폐에 구멍보다도

코올타르보다도 먼저인 것이 있을 수도 있다

흡연이라는 것은

어떤 한 인간에게는 상처를 태우는 일일 수도 있다.

가슴과 마음과 두뇌를 태워서

맑은 산 흐르는 물과 같이 되는 일일 수도 있다

까마득하나 잊히지 않는 기억의 분화구를

메워가는 일일 수도 있다

생각건데 흡연은

그래서 질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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