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은 양심을 일깨우는 죽비 소리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기도

골뫼사니 2017. 10. 17. 02:59

Grant Me

                             Rabindranath Tagore

Let me not pray to be sheltered from dangers
But to be fearless in facing them.

 

Let me not beg for the stilling of my pain
But for the heart to conqure it.

 

Let me not look for allies in life's battlefield
But to my own strength.

 

Let me not crave in anxious fear to be saved
But hope for the patience to win my freedom.

 

Grant me that I may not be a coward
feeling your mercy in my success alone.
But Let me find the grasp of your hand in my failure.


The Song of Defeated

 

My Master has asked of me to stand at the roadside of retreat and sing the song of the defeated.

For she is the bride whom he woos in secret.

She has put on the dark veil, hiding her face from the crowd, the jewel glowing in her breast in the dark.

She is forsaken of the day, and God's night is waiting for her with its lamps lighted and flowers wet with dew.

She is silent with her eyes downcast; she has left her home behind her, from where come the wailing in the wind.

But the stars are singing the love song of the eternal to her whose face is sweet with shame and suffering.

The door has been opened in lovely chamber, the call has come; And the heart of the darkness throbs with the awe of expectant tryst.

 

패자의 노래

 

임께서 내게 피난의 길가에 서서 패배자의 노래를 부르라고 요청하셨습니다.

그녀는 임이 비밀리에 구혼하는 신부입니다.

그녀는 검은 면사포를 쓰고 사람들로부터 얼굴을 가리고, 그녀 가슴에 꽂힌 보석은 어둠 속에서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녀는 대낮에 버림 받고 불 켜진 램프와 이슬 젖은 꽃을 들고 있는 성스러운 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눈을 내리뜨고 고요히 침묵 속에 머무릅니다; 그녀의 고향에선 바람 따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러나 별들은 그녀에게 영원한 사랑의 노래를 들려주고 그녀의 얼굴은 부끄러움과 고달픔으로 상기되어 있습니다.

사랑이 넘치는 방의 문이 열리고 임께서 부르시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둠의 심장이 이제 곧 다가올 임과의 만날 약속에 경외심에 떨려 두근거립니다.

 


          

일즉이 아세아(亞細亞)

황금 시기(黃金時期)

빛나든 등촉(燈燭)

하나인 조선(朝鮮)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東方)

밝은 빛이 되리라  

 

이 시는 1929 3 28일에 쓰여졌는데  당시 편집국장이던 주요한의 번역으로 4 2일자 <동아일보>에 실렸다. 원래는 제목이 없었으나 나중에 제목을 붙이고 새로 번역된 시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 그럼 원문과 새로 번역된 시를 함께 읽어보자.    

 

In the golden age of Asia

Korea was one of its lamp - bearers

And that lamp is waiting to be lighted once again

For the illumination in the East.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그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인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 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 벌판에 길 잃지 않는 곳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 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이여 깨어 나소서!

- 기탄잘리 35째 시






기 도
                                                            타고르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生의 싸움터에서 함께 싸울 동료를 보내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두려움 속에서 구원을 갈망하기 보다는
스스로 자유를 찾을 인내심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내 자신의 성공에서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겁쟁이가 되지 않도록 하시고
나의 실패에서도 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인물사진 onerror 


1913년 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자신의 시(詩) '기도'처럼 살다간 인물이다. 깊은 명상을 통해 예지로 빛나는 수많은 시를 썼고, 식민지 조국의 무저항 운동을 이끌기도 했다. 최남선의 부탁을 받고는 인도와 비슷한 처지였던 우리나라를 위해,  <동방의 등불> <패자의 노래> 등 두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타고난 시인이었던 타고르는 엄격한 자기관리를 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늘 스스로에게 하루 다섯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했다. 그가 남긴 다섯가지 질문은 지금까지도 유효한 것임을 말할 나위가 없다.

첫째, 오늘 어떻게 지냈는가?
둘째, 오늘 어디에 갔었는가?
셋째, 오늘 어떤 사람을 만났는가?
넷째, 오늘 무엇을 하였는가?
다섯째, 오늘 무엇을 잊어버렸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