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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보-안철수 호남 맹주 평가

골뫼사니 2016. 4. 15. 08:12
‘안철수 대세론’ 전망·한계

독자노선·3당실험 성공
야권 심장 호남서 몰표
다시 ‘새정치’구현할 기회

수도권·충청 등 기반 미약
‘호남자민련’ 비판 못벗어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4·13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키면서 당을 승리로 이끄는 데 성공함으로써 내년 대권 도전을 앞두고 ‘안철수 대세론’에 힘이 실리게 됐다. 지난해 12월 1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 야권 및 시민사회의 거센 공격에도 불구하고 독자노선을 고수한 것은 리더십은 물론 자신의 ‘새정치’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야권의 심장부랄 수 있는 광주와 호남 지역에서 절대 지지를 확보하면서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게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돈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장은 14일 통화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안 대표는 리더십이란 기반을 갖고 대권을 향하게 됐다”며 “(경쟁자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호남의 비토로 흔들리게 됐고, 여당 내 주자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유력한 여야의 차기 주자들이 총선에서 고전하면서 안 대표의 존재감이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이다. 무엇보다 안 대표가 지난 4개월간 탈당-창당-야권 통합 논쟁-공천 등의 과정에서 보여준 뚝심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내분을 불렀던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은 결과적으로 안 대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됐다.

안 대표와 함께 삼두체제를 형성했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위원장은 야권 연대론을 주장하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졌지만, 안 대표는 사실상 ‘원톱’의 위상을 갖게 됐다.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독자노선 강행은 결국 2년 전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접어야 했던 ‘안철수식 새정치’를 구현해 낼 기회로 돌아왔다.

좀 더 객관적인 의미에서 대선 주자로서 성공 요건도 갖추게 됐다. 가장 주목할 것은 호남의 절대적 지지다. 특히 광주에서는 8석 모두를 싹쓸이했고, 정당득표율은 더민주(28.59%)의 두 배 수준인 53.34%를 얻었다. 국민의당이 지역구 의석수는 더민주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지만 정당득표율에서 더민주를 제친 것은 안 대표의 확장성을 확인한 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야당 지지자 입장에서 보면 대선 주자로서 호남의 적통성과 확장성 모두를 갖춰야 한다”며 “의석수는 아쉽지만, 국민의당이 더민주를 앞서는 정당 지지율을 얻은 것은 ‘정치판을 바꾸고 야당을 바꾸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철수 대망론’이 아직은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충청권, 영남권 등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수도권에서도 안 대표를 제외하고는 달랑 한 석(김성식 서울 관악갑 당선인)밖에 챙기지 못했다. 호남의 몰표는 야권 대선 주자로서는 든든한 ‘백’이 되지만, ‘호남 자민련’이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호남 민심이 친노(친노무현) 심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 따라 호남이 안 대표에 대한 지지를 유지할 수도, 철회할 수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절반의 성공은 곧 절반의 실패”라면서 “아직은 안철수를 대선 주자로 완전히 낙점해서 찍은 건 아닌 것으로 보고 더 낮은 자세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안철수 대세론’ 전망·한계

독자노선·3당실험 성공
야권 심장 호남서 몰표
다시 ‘새정치’구현할 기회

수도권·충청 등 기반 미약
‘호남자민련’ 비판 못벗어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4·13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키면서 당을 승리로 이끄는 데 성공함으로써 내년 대권 도전을 앞두고 ‘안철수 대세론’에 힘이 실리게 됐다. 지난해 12월 1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 야권 및 시민사회의 거센 공격에도 불구하고 독자노선을 고수한 것은 리더십은 물론 자신의 ‘새정치’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야권의 심장부랄 수 있는 광주와 호남 지역에서 절대 지지를 확보하면서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게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돈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장은 14일 통화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안 대표는 리더십이란 기반을 갖고 대권을 향하게 됐다”며 “(경쟁자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호남의 비토로 흔들리게 됐고, 여당 내 주자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유력한 여야의 차기 주자들이 총선에서 고전하면서 안 대표의 존재감이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이다. 무엇보다 안 대표가 지난 4개월간 탈당-창당-야권 통합 논쟁-공천 등의 과정에서 보여준 뚝심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내분을 불렀던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은 결과적으로 안 대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됐다.

안 대표와 함께 삼두체제를 형성했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위원장은 야권 연대론을 주장하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졌지만, 안 대표는 사실상 ‘원톱’의 위상을 갖게 됐다.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독자노선 강행은 결국 2년 전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접어야 했던 ‘안철수식 새정치’를 구현해 낼 기회로 돌아왔다.

좀 더 객관적인 의미에서 대선 주자로서 성공 요건도 갖추게 됐다. 가장 주목할 것은 호남의 절대적 지지다. 특히 광주에서는 8석 모두를 싹쓸이했고, 정당득표율은 더민주(28.59%)의 두 배 수준인 53.34%를 얻었다. 국민의당이 지역구 의석수는 더민주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지만 정당득표율에서 더민주를 제친 것은 안 대표의 확장성을 확인한 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야당 지지자 입장에서 보면 대선 주자로서 호남의 적통성과 확장성 모두를 갖춰야 한다”며 “의석수는 아쉽지만, 국민의당이 더민주를 앞서는 정당 지지율을 얻은 것은 ‘정치판을 바꾸고 야당을 바꾸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철수 대망론’이 아직은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충청권, 영남권 등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수도권에서도 안 대표를 제외하고는 달랑 한 석(김성식 서울 관악갑 당선인)밖에 챙기지 못했다. 호남의 몰표는 야권 대선 주자로서는 든든한 ‘백’이 되지만, ‘호남 자민련’이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호남 민심이 친노(친노무현) 심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 따라 호남이 안 대표에 대한 지지를 유지할 수도, 철회할 수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절반의 성공은 곧 절반의 실패”라면서 “아직은 안철수를 대선 주자로 완전히 낙점해서 찍은 건 아닌 것으로 보고 더 낮은 자세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35 vs 82… 與 수도권 성적 盧탄핵때보다 더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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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참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국민은 위대합니다. 더 잘하겠습니다’란 글을 남기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권역별 결과분석

253개 지역구의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했고, 더불어민주당이 대승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수도권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 승패를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서울 49개 선거구 가운데 12개, 경기 60개 선거구 가운데 19개, 인천 13개 선거구 가운데 4개 등 35석(28.6%)을 얻는 데 그쳤다. 탄핵 역풍을 맞았던 2004년 17대 총선에서 109석 중 서울 16, 경기 14곳, 인천 3곳 등 33석(30.2%)보다 저조한 성적이다. 서울의 경우 한강 이북에선 도봉을(김선동)·강북갑(정양석)·중성동을(지상욱) 등 3곳만 겨우 건졌고, 한강 이남에서도 ‘여당 불패 신화’를 보여왔던 ‘강남 3구’ 가운데 강남을과 송파을을 더민주에게 내줬다. 경기는 강원·충북·충남과 인접한 외곽 지역만 간신히 건졌고 서울 주변 지역에서는 대부분 더민주에 무릎을 꿇었다. 격전지로 꼽힌 ‘용인·수원 벨트’ 가운데 수원 5개 선거구에서는 전패했다.

더민주는 민주통합당 시절인 19대 총선에서 112곳 가운데 65곳(58.0%)에서 이겼지만, 이번에는 122곳 가운데 82곳(67.2%)을 ‘파란 물결’로 뒤덮는 대승을 거뒀다. 특히 서울 49곳 가운데 35곳(71.4%)을 차지했다. 기존 야권 강세 지역을 대부분 지키고 ‘정치 1번지’ 종로(정세균)의 수성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용산(진영), 강남을(전현희), 송파을(최명길)까지 차지하며 전례를 찾기 힘든 성과를 거두었다.

경기는 60곳 중 40곳(66.7%)을 이겼다. 특히 여당 강세지역인 성남 분당갑(김병관)·을(김병욱)과 광주을(임종성)·파주을(박정) 등에서도 새누리당 의석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인천은 지난 19대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2개 선거구를 6석씩 나눠 가졌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13개 선거구 가운데 더민주 7곳, 새누리당 4곳, 무소속 2곳으로 균형추가 야권으로 기울었다.

영남권에선 ‘새누리당 아성’이 깨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김부겸(수성갑) 더민주 당선인이 30여 년 만에 처음 야당 당적으로 당선됐고, 동을·북을·수성을 등 3곳은 무소속에 빼앗겼다. 19대 총선 때는 12곳 모두 새누리당이 싹쓸이했었다. 부산·경남 등 ‘낙동강 벨트’에서 선거운동 기간 감지됐던 ‘야풍(野風)’이 현실화됐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갑·남을·북강서갑·사하갑·연제·사상 등 무려 6석을 야권과 무소속에 내줬다. 경남의 경우 19대 총선 때는 총 16석 중 야권과 무소속에 2석을 내줬었지만, 이번에는 4석을 빼앗겼다. 또 19대 총선 때 6석 전석을 석권했던 울산에서도 동(김종훈)·북(윤종오)·울주(강길부) 등 3곳을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혈투를 벌인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이 완승했다. 광주 8석, 전북 7석, 전남 8석 등 호남의 총 28석 가운데 23석을 국민의당이 차지했다. 광주에서는 여론조사에서 경합을 벌이던 권은희(광산을) 후보까지 당선되면서 8석을 싹쓸이했다. 반면 더민주는 14석으로 선거를 시작했지만 전북 익산갑(이춘석)과 완주·진안·무주·장수(안호영),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이개호) 3곳만 건졌고, 새누리당에도 2석을 내줬다.

20년 만에 충청권 연고를 표방한 정당 없이 치러진 중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어느 한쪽에 표를 몰아주지 않는 절묘한 선택을 했다. 대전·충청권 선거구 총 27석 중 새누리당이 14석을 확보하면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차지했다. 7석의 대전에서 새누리당이 3석, 더민주가 4석을 가져갔고, 11석의 충남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각각 6대 5로 지역구를 나눠 가졌다. 충북에선 새누리당 5곳, 더민주 3곳이었고, 세종은 무소속 이해찬 후보에게 돌아갔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표를 몰아줬던 강원에서는 접전 끝에 여당 독점 구도가 깨졌다. 강원 8석 중 6석은 새누리당, 1석은 더민주, 1석은 무소속 후보가 나눠 가졌다. 반면 제주는 19대에 이어 3석 모두 더민주에게 돌아갔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4·13 ‘민심혁명’ 게재 일자 : 2016년 04월 14일(木)
“자민련보다 훨씬 파괴력있는 제3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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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이 본 전망과 한계

“중도노선 등 정치적 무게감
대선까지는 3당체제 존속”

“새정치가 창출한 지지 아닌
지역분할구도 기반한 형태
결국 양당체제 수렴할 것”


새로운 지역 분할 구도에 기반을 둔 신(新)3당 체제가 어떤 형태로 얼마나 존속될지는 새로운 호남 기반 정당으로 부상한 국민의당의 향후 행보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의당이 기존 여야 정당과 차별성을 보여주면서도 ‘균형자’ 역할을 놓지 않는 쉽지 않은 과제를 얼마나 잘 소화해낼지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3당 체제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4일 통화에서 “국민의당의 선전은 친노패권주의에 반발한 호남이 선택을 바꾼 것을 넘어서 기존 양당에 대한 불만,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만의 돌파구로 제3당을 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외교·안보 정책은 새누리당과, 경제와 복지는 더민주와 가까우면서 정치개혁 면에서는 독보적인 목소리를 내는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의당의 기세는 자신의 매력이 아닌 기존 정당에 대한 반발 심리에 의한, 언제든 철회될 수 있는 지지”라며 “사안별로 정책 연합을 해가면서도 기존 두 당과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호남을 사실상 석권하며 더민주가 떠밀리듯 수도권에 자리 잡고 새누리당은 영남에 고립된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국민의당이 지역 분할 구도에 의지하는 기존 정당의 구태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제3당이 총선을 통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사례는 20년 전 15대 총선 때 자유민주연합이 마지막이었다. 15대 총선에선 신한국당 139석, 새정치국민회의 79석에 이어 김종필 전 총리가 충청권을 기반으로 창당한 자민련이 50석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당이 자민련보다는 훨씬 정치적으로 무게감 있는 ‘3당’이라고 분석했다. 이정희 교수는 “지역적으로도 충청보다는 호남이 정치적 무게감이 다르고 이념적으로도 국민의당은 중도적이어서 더 파괴력이 있다”며 “‘안철수’라는 아직 기대감이 남아있는 대선 주자가 있다는 것도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의 선전으로 촉발된 이 같은 지역 구도와 3당 체제가 대선 때까지는 존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총선 결과로 두 당이 나름대로 탄탄한 근거를 마련한 만큼 차기 정권을 창출하기 위한 ‘정권연대’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양측 모두 자신의 기득권을 최대한 지키는 방식으로 연대를 포함한 정계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수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국민의당의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3당 구도는 유지하면서 국민의당에 사안별 정책 연합을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내년 대선 국면까지는 3당 체제를 유지하되, 대선을 계기로 3당 체제는 어떤 식이든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를 가진 제3 정당’이라는 매력을 지닌 국민의당이 여야를 넘나드는 정계 개편의 핵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하지만, 지역 분할 구도에 따른 신3당 체제의 한계도 뚜렷하다는 지적도 많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민의당의 선전은 안철수 대표가 이야기한 새로운 정치가 창출한 지지라기보다는 호남 지지에 근거하고 있다”며 “소선거구제의 특성상 결국엔 다시 양당 체제로 수렴하고 야당 주도권을 놓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싸우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병기·김성훈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