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골뫼사니 2023. 12. 26. 08:14

거기

 

내 도덕이 서 있을 자리일까

욕망이 그쳐야 할 장소일까

 

어머니께서는 일류가 아니고

다른 것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 나는 죽어버리겠다고 

어머니의 가슴을 예리한 칼로 후벼팠다는

것을 거의 백 년 가까이 와서야 알았다

 

그러니까 

어머니께서는 자식의 키와 몸무게와

생각의 크기를 알고 계셨던 것이다

 

자신을 아는 것은

얼마나 비와 바람과 습한 안개에

부대껴야 알 수 있는 것이었을까

 

지금도 내가 안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비루한 욕망의 끝을 덜 보고

하는 생각일지 모르겠다

 

어머니 언제나

저는 

거기까지라고 말하며 느끼며 생각하며

멈출 수 있을까요.

 

퇴고 1

 

거기

 

내 도덕이 서 있을 자리일까?

욕망이 그쳐야 할 장소일까?

 

어머니께서는 일류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나는 죽어버리겠다고

어머니의 가슴을 예리한 칼로 후벼팠다는

그 사실을 어머니 돌아가시고

또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어머니께서는 자식의 키와 몸무게와

생각의 크기를 알고 계셨다

 

자신을 알려면

얼마나 비와 바람과 습한 안개에

부대껴야 할까

 

지금도 내가 안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비루한 욕망의 끝을 덜 보고

하는 생각일지 모르겠다.

 

어머니 언제나

저는

거기까지라고 말하며 느끼며 생각하며

멈출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