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아니다

골뫼사니 2023. 3. 15. 21:06

아니다 아니다

 

요양원에 3년 동안 누워 계셨다.

97년 세월

천장에 뱀들이 우글거리는구나

어떻게 좀 해 봐라 

한 3개월 미이라로 사시다가

길 떠나기 3일 전

어머니, 사랑해요.

어머니께서는 머리를 사정없이 흔드셨다

다른 말 안 남기시고

가셨다 당신의 천국으로

하늘로 연기 날개를 달고

몇 줌의 재로 영락 공원

좁은 아파트에 입주하실 때

식구들은 한 사람 씩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제 어머니가 농아여서

할머니 손에 더 컸다고 생각하였을까

큰 조카는 이별 끝에 결국

상체가 흔들리며 흐느끼기 시작하였다

내가 마흔에 가까운 조카 등을 어루만지며 

그만 되었다 하는 순간이었나

나는 무엇을 잃고 어떤 힘에 짓눌렸을까

나는 상실의 절벽 끝에 홀로 서 버렸다

아내는 크게 화를 내며

상주가 돼

대성 통곡이 뭐냐고 

30분 간이나 뭐냐고

나는 어릴 적 불렀던 "엄마'라고 

부르며 통곡했었다

훗날 친구의 모친 상에 갔을 때

친구가 말했다

불효하는 놈들이 장례식 때 

통곡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