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1부 1장

골뫼사니 2021. 7. 7. 21:30

방금 전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어났기  때문이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말-소설을 잘 쓰기 위한 연습의 일환으로 나는 꿈을 꾸고난 다음에는 그 꿈을 글로 옮겼다.-에 따라 일어나기 직전에 꾼 꿈을 글로 옮겨보려고 컴퓨터를 켰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 꿈을 기억하여 현재에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베르베르의 말은 아마도 꿈을 그대로 기억하기보다는 상상력으로 꿈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그 꿈을 기억해보려는 과정이 소설가의 수업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일까. 소설가는 시인은 모든 예술가는 가능과 불가능이 만나는 지점에성 불가능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한계치의 힘을 다 쏟아붇는 사람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처음에는 불가능 쪽을 욕망하다가 시작도 하기 전에 또는 시작하고 얼마쯤의 노력을 해보다가 의지 박약으로 인해 포기하면서 불가능한 여러 이유를 만들어내고  중도에 포기하는 인간이다. -예술가의 욕망은 가졌으나 그것이 허영기에 불과하지만-자신에게 합리화한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애초에. 이런 일이 되풀이 된다. 시지프스와는 다르다. 시지푸스는 숙명처럼 주어진 일에 죽도록 매달리는 의지의 인간이다. 나는 나 스스로 주어진 운명을 피해서 비겁하게 도망하는 인간이다. 이렇게 또 자학하면서 자신감을 잃게 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는 삶에서 자신을 위장하고 진짜 시인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은근히 노력하는 인간이다. 헛된 욕망과 허영기의 삶, 가짜 얼굴, 자학으로 괴로워하는 인간, 그것을 위장하는 인간, 그것을 드러내 동정을 받으려는 인간이다.)

 

항구는 안개 속에서 간신히 배를 띄울 눈만 뜨고 있었다. 배는 갑판으로 다 덮였다. 객실은 갑판아래로 내려가야 있다. 나의 호기심만 갑판 위에 내려 놓고 사람들은 갑판 아래 객실로 내려갔다. 배가 바람과 파도를 가르며 나아갔다. 

아내와 나는 해변에 내렸다. 나는 무릎 깊이의 바다에서 손으로 고기를 잡고 있었다. 흙탕물이었다. 진흙물이었다. 손을 벌리고 점점 손을 모아 고기를 잡으려 했으나 고기는 잡히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에 물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바위에 있는 아내와 어머니에게 물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서둘러야 해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옆에 있던 사람이 뭍이 바로 여기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나는 안심하고 아내에게로 갔다. 

 

1부 1장 끝

모든 사랑은 굿이다 말로 하는 것과 글로 쓰는 것 제대로 사랑하는 것과 제대로 미워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해변에 와 있다 미친듯이 불고 아니 미친듯이라는 말은 맞는 걸까 재밌다 재미없다 새벽이다 밤이다 다다다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