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골뫼사니 2020. 3. 21. 08:09

밤바다


여수에서 별이 내리는 시간

배를 타고 바다를 흐른다

좀더 검은 색의 바다와

좀더 옅고 검은 색의 하늘이

경계를 허물고

세상의 그 많던 빛들을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밤바다

누구도 들뜨지 않는다

삶이 짓누르고

있는지 모른다 누구도

거역할 수 없이

다만

밤을 맞이할 뿐이다


낮은 음 건반을 걷는

검은 고양이처럼

아주 낮은 곳으로 느리도록

빨려들어가고 있다

나는 내 깊은 곳으로

가는 바다에

매달려

꿈처럼 지나온

젊은 날을 떠올린다

그리고 별이

뜨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