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학삼요(爲學三要)-다산 정약용의 글(퍼옴)
위학삼요(爲學三要)
[요약] (爲: 할 위. 學: 배울 학. 三: 석 삼. 要: 구할 요)
학문을 하는데 갖추어야할 세 가지 덕목을 뜻함.
[출전] 《신헌(申櫶)의 금당기주(琴堂記珠)》
[내용]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과 초의(草衣)선사는 사제간이다. 다산시문집에는 다산이 초의에게 준 5항목으로 된 〈초의승 의순에게 주는 말(爲草衣僧意洵贈言)〉이란 글이 실려 있다. 그 외에 문집에 실린 초의에게 준 글은 서울로 돌아온 후인 1830년에 지은 시가 한 수 있을 뿐이다. 다산초당에서 초의와 나눈 교감에 견주어 남은 글이 너무 빈약하다. 한편 초의의 문집에는 다산에 관련된 시 몇 수와 편지 한 통이 실려 있다. 놀랍게도 신헌(申櫶)의 《금당기주(琴堂記珠)》에 초의에게 준 다산의 글이 무더기로 실려 있다.
다산은 초의에게 다음과 같이 학문에 대한 경계의 말을 전한다.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혜(慧)와 근(勤)과 적(寂) 세 가지를 갖추어야만 성취함이 있다. 지혜롭지 않으면 굳센 것을 뚫지 못한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힘을 쌓을 수가 없다. 고요하지 않으면 오로지 정밀하게 하지 못한다. 이 세 가지가 학문을 하는 요체다.”
(學者必具慧勤寂三者, 乃有成就. 不慧則無以鑽堅; 不勤則無以積力; 不寂則無以顓精. 此三者, 爲學之要也.)
위학삼요(爲學三要)로 혜(慧)․근(勤)․적(寂)을 설정하고, 다시 찬견(鑽堅)․적력(積力)․전정(顓精)의 단계를 제시했다. 지혜로 난관을 돌파하고, 근면으로 힘을 축적하며, 침묵으로 정밀함을 더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불가적 표현을 써서 초의에 대한 배려를 담았다. 구체적 공부의 장면은 이렇다.
“《주역》에서는 ‘아름다운 바탕을 간직하여 곧게 하되 때로 발휘한다.’고 했다. 산사람이 꽃 심는 일을 하다가 매번 꽃봉오리가 처음 맺힌 것을 보면 머금어 이를 기르는데, 아주 비밀스레 단단히 봉하고 있다. 이를 일러 함장(含章) 즉 아름다운 바탕을 간직한다고 한다. 식견이 얕고 공부가 부족한 사람이 겨우 몇 구절의 새로운 뜻을 익히고는 문득 말로 펼치려 드는 것은 어찌된 것인가?
(易曰: “含章可貞, 以時發也.” 山人業種花, 每見菩蕾始結, 含之蓄之, 封緘至密. 此之謂含章也. 淺識末學, 纔通數句新義, 便思吐發, 何哉.)
출처; http://cafe.daum.net/teakorea
다음은 조선일보의 정민의 세설신어 위학삼요(爲學三要)의 글.
승려 초의(草衣)는 다산이 특별히 아꼈던 제자다. 다산은 처음에 그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가 성에 차지 않았던 듯 수십 항목으로 적어준 증언에서 진취적인 학습 자세를 반복하여 강조했다.
이들 증언은 다산의 문집에는 모두 빠졌고 신헌(申櫶·1810~1884)이 초의에게 들렀다가 다산이 그에게 써준 증언(贈言)을 보고 베껴 둔 '금당기주(琴堂記珠)'란 기록 속에 남아 전한다. 다음은 그중 학문의 바탕을 갖추기 위해 지녀야 할 덕목을 말한 한 대목이다.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혜(慧)와 근(勤)과 적(寂) 세 가지를 갖추어야만 성취함이 있다. 지혜롭지 않으면 굳센 것을 뚫지 못한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힘을 쌓을 수가 없다. 고요하지 않으면 오로지 정밀하게 하지 못한다. 이 세 가지가 학문을 하는 요체다.(學者必具慧勤寂三者, 乃有成就. 不慧則無以鑽堅; 不勤則無以積力; 不寂則無以顓精. 此三者, 爲學之要也.)"
위학삼요(爲學三要), 즉 학문에 필요한 세 가지 핵심 덕목으로 혜(慧)·근(勤)·적(寂)을 꼽았다. 굳이 불가의 표현을 쓴 것은 초의의 신분이 승려임을 배려해서다.
첫 번째 덕목은 지혜다. 지혜로 찬견(鑽堅), 즉 나를 가로막는 굳센 장벽을 뚫어야 한다.
두 번째는 근면이다. 밥 먹고 숨 쉬듯 기복 없는 노력이 보태져야 적력(積力), 곧 힘이 비축된다.
세 번째로 꼽은 것은 뜻밖에 적(寂)이다. 공부에는 고요와 침묵으로 함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정(顓精), 즉 정수(精粹)와 정화(精華)를 내 안에 깃들이려면 외부의 변화로부터 나를 차단하는 적묵(寂默)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지혜로 속도를 내고 근면으로 기초 체력을 다져도 침묵 속에 방향을 가다듬지 않으면 노력이 헛되고 슬기가 보람 없다. 방향을 잃은 지혜, 목표를 놓친 노력은 뼈에 새겨지지 않고 오히려 독(毒)이 된다.
제 재주를 못 이겨 발등을 찍고 제 노력만 믿고 남을 우습게 보는 교만을 심는다. 적(寂)을 가늠자 삼아 자칫 무너지기 쉬운 균형을 끊임없이 바로잡아야 한다고 일깨워 준 것이 절실하다.
정민 |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출처]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혜(慧)와 근(勤)과 적(寂) 세 가지를 갖추어야만 |작성자 몽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