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무덤을 판다

골뫼사니 2020. 2. 19. 22:07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무덤을 판다


잇몸의 붓기가 빠지면서

그날 항구는 분주해졌다

떠나야 한다

입쟁이들은 찧던 방아를

멈추고

지랄하고 있었다

거룩한 입들이 헤벌어진 채

펄럭이고 있었다.

찢어져 흐느끼고

곪아 짓물러져 노래는 갈망을 잃었다

그날 그 나라의 주인은

떠나는 사람들 틈에 있지 않았다

라면을 끓여먹고

살아왔다 거품을 물던 때

뱃살이 좀 찌자 거들먹거렸다

옛적에 없어서

아무도 잘 알지 못하는 세상이 왔다.

열심히 서로 일하고 일했다

항구에 닻을 내린 찬 증기가

눈으로 내렸다

참겨울이 사라진 것으로

절망하던 사람들이

산정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래 전 비현실적인 꿈이 가시화됐다

항구는 분자들로

파편들이 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