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광주
골뫼사니
2017. 11. 15. 12:19
광주
해가 떠올라 동쪽에 무등산 있네//해가 떠올라 보면 동쪽에 무등산 있었네
서녘으로 해 기울 때 나는 광주에 있다네//서녘에 해 기울 때 나는 광주에 살고 있었다네
도망자 발에 줄을 달고 //나는 개처럼 목에 여유있게 움직이는 줄을 달았다네
아침에는 늘이고 //아침에는 늘이고
저녁에는 당겼다 //저녁에는 당겼다 하는 삶이었다네
광주가 아플 때 줄을 늘이고 //광주가 아파할 때 나는 줄을 늘여 도망했고
광주가 덜 아플 때 줄을 당기니// 광주가 즐거울 적 나는 줄을 당겨 왔다네
거리에서 살았으나 //한 때 거리에서 돌과 함께 살았으나
살기 닿기 전에 줄을 늘여// 살기 몸에 닿기 전에 줄을 늘여 광주를 떠났다네
광주를 떠났네
누군가 대신 죽음오 //누군가 나에게 참삶의 거울 비춘다면
//검은 호수에 깊이 보일 것이네
//어느 훗날에 누군가 나를 변호한다면
이렇게 말해 줄 것을 믿는다네
//살아 다리가 되고, 앞 물을 뒷물에 이어주는 물결이라도 되려고 했었다고
//부지런한 나팔수가 되어 무등한 산에 아침 일찍 노래라도 부르려 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