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사는 것에 대한 한 순간의 짧은 생각

골뫼사니 2017. 6. 8. 11:54

사는 것에 대한 한 순간의 짧은 생각


사는 것이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 명의로 쓰던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학교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초여름의 날씨로 햇빛이 환했다. 약간은 더웠다. 몇 백미터라지만 걷기에 적당한 시간은 아니었다. 오전 아홉시 10분에서 10시 10분 사이의 시간었다. 초여름 오전, 햇빛 이런 구성 요소만 아니었다면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나는 학교로 돌아오고 있었다. 4일 전에 조카 '규'는 내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해지하고(물론 오늘 본인인 내가 해지했지만) 어머니 명의로 새로운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매월 조카는 어머니의 휴대폰 전화 요금을 낼 것이다. 내가 책임졌던 일이 하나 또 조카에게 짐 지워진다. 병원 입원비도 110만원 큰돈인데 조카가 부담했다. 제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초수급자로 만들었다. 나와 아내는 춤출 듯이 기뻤다. 

조카는 이런 것들을 모두 자기 몫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게는 이런 일들이 참 괴로운 일이다. 괴로웠다.

나는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면서 잠깐 아주 순간적이었지만 사는 것이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 이유를 생각했다. 귀찮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