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안내자
골뫼사니
2017. 1. 30. 15:31
안내자
꿈 속에서는 시가 살고 있다
새벽녘 잠에서 깨어나면 시는 죽어 있다
푸쉬킨 박물관에는 죽은 불멸이 살아 있었다
죽음마저도 시처럼 비장했구나
서른 일곱 해 사랑하는 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 결투가 함정이었다 할지라고 마다 않고
총을 들었고
스스로에게 향한 총알은
찰라에 불과한 육체를 뚫고 들어 왔으나
불멸의 영혼은 날아올랐구나
노추없이 살다 간 푸쉬킨
어린 날 이발소에서 빡빡 머리 밀다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그대의 이 말만
내 육체 속에 각인 되지 않았더라면
내 가슴 깊이 동판화처럼 찍히지 않았더라면.....
러시아 민중의 몸이며 노래였던 그의 시
오늘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푸쉬킨
생의 안내자, 그대를 만났구나.
꿈 속에서 러시아에서 살고 있다 나는
새벽녘 잠에서 깨어나면 촛불의 나라에 있다
푸쉬킨 박물관에서는 죽은 불멸이 숨쉬고 있었다
비장미는 어느 곳에나 존재하지 않는다
서른 일곱 해-젊을 때 나는 요절한 예술가들의 나이를 헤아리곤 했지
사랑은 함정을 사랑했다.
총알이 뚫은 것은 시인의 육체뿐
총알 속에서 불멸하는 별들의 반짝임을 본다
총알이 뚫은 것은 찰라
찰라을 뚫어버린 것은 러시아 인민의 심장에 불멸하는 영혼의시
우리는 구름들, 상상의 어머니
대륙을 횡단하여 간다
즉물 청동기마상에 영혼은 불어넣은 푸쉬킨
발자국을 따라 구름처럼 흘러갔다
오늘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푸쉬킨
생의 안내자, 그대를 만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