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뫼사니 2016. 12. 28. 12:37

마음이 마음을 찾는다

마음은 육체 어디에 있는가

마음은 공허하다

머릿속이 하얀 먹방이다

아무것도 들어오지 못한다

할 일드리 총알처럼 머릿속을 뚫고 간다

구멍이 뚫린다

가슴에 뚤린 구멍으로

겨울 바람이 빠르게 지나간다

겨울이다. 마음은

기억하기를 포기한다.

 

겨울 산수유

 

만약 바람이 숲을 깨우지 않는다면

영원히 잠 속에 들리라

어린 나무들 좌우로 흔들며

아름다이 형체를 빚는구나

바람이 하늘가로 내려오는 날

숲이 노래를 부른다

겨울 산수요 붉고 당차구나

사람들은 말하리

숲은 바람이 들면

신이 살아 있다고

 

포도

아름아름 영근 구슬들 보네

소녀들은 눈동자 속에 망울을 두고

갔다

포도원에서는 소녀들의 검은 눈동자가 사는가 보다

여름이면 눈을 감고

늦여름이 되면 까만 밤톨같은 눈들이

알알이 익어가네

송이송이 소녀들이 웃고간 미소들이

그리운 옛날 소녀 시절이 되살아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