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추억을 먹고 산다.

골뫼사니 2016. 4. 4. 15:48

추억을 먹고 산다. 옛 일은 오늘 나를 살게하는 양식이다. 기억을 되씹어보는 반추-때론 타인에게 지겹고 때론 자신에게 쓰라렸던 일들을 되살리는 것-에 매달려 있다. 인생론과 연관되기도 하고 타인을 공격하는 무기가 도히기도 하고 때론 귀신이 되기도 하여 쫒기게 되는 기억들이 있다.

마라톤에서 꼴찌로 끝까지 끈덕지게 달리는 것

질 것을 알면서도 달리는 것

사람들이 그 의미를 알리고 죽는 것

죽는 것과 알리는 것을 임무로 살다 가는 것

그러면 한 사람 한 사람이 한 개씩 한 개씩 돌을 세워 몇 날 며칠 뒤 돌탑이 되는 것처럼

혈명은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내가 실패한 그 좌절을 따라 또 누군가가 와 쓰러지고 쓰러진 정신과 육체의 무덤으로부터 풀이 자라고

그 풀을 먹고서 혈멸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실패는 혈명의 선조 조상이지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