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는 것이 너무 슬퍼서

골뫼사니 2026. 5. 28. 12:45

슬프다는 것이 너무 슬퍼서

무슨 슬픔이 그리 많은지

나는 미안한 것일까

슬퍼할 일들이
다 떠나가지도 않았는데

슬픈 시에 쓰인
온갖 슬픔

너도 나도 슬픔을
쥐어짜

누가 더 슬프나
경주마들이 달린다
거기에 열광한  듯 보이는 저 이

나는 경마장 입구에서 차단당한 채
그냥 풀 같은 것끼리

나도 풀이었던 것처럼
풀이 될 것처럼

얘기를 나눈다

내 눈물은
오류에 빠져

밑어서 올려다 본 하늘은
오직 동그랗고

거기에는 슬픔들이 모이지 않았나
비도 와야 할텐데

불현듯
목욕탕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비누질하던 인간에게 가졌던 슬픔

수도꼭지로 떨어지는 눈물들

이 따위 슬픔이 떠오르는 것이지

아직도 경마장의 슬픔 주자들은
승부를 못내고
슬픔들이 떠난 것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