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는 것이 너무 슬퍼서
무슨 슬픔이 그리 많은지
왜
나는 미안한 것일까
슬퍼할 일들이
다 떠나가지도 않았는데
슬픈 시에 쓰인
온갖 슬픔
너도 나도 슬픔을
쥐어짜
누가 더 슬프나
경주마들이 달린다
거기에 열광한 듯 보이는 저 이
나는 경마장 입구에서 차단당한 채
그냥 풀 같은 것끼리
나도 풀이었던 것처럼
풀이 될 것처럼
얘기를 나눈다
내 눈물은
오류에 빠져
밑어서 올려다 본 하늘은
오직 동그랗고
거기에는 슬픔들이 모이지 않았나
비도 와야 할텐데
불현듯
목욕탕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비누질하던 인간에게 가졌던 슬픔
수도꼭지로 떨어지는 눈물들
왜
이 따위 슬픔이 떠오르는 것이지
아직도 경마장의 슬픔 주자들은
승부를 못내고
슬픔들이 떠난 것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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